기장은 ‘부산 바다 감성 끝판왕’이라고 들었다.그래서 일부러 평일에 찾아갔다.사람이 덜 많을 줄 알았거든. 내가 바보였다.기장 해안도로 따라 늘어선 카페들.하나같이 뷰는 미쳤고, 외관은 영화 세트장급이었다.근데 안에 들어가자마자 느낀 건 소리의 폭력.카페 안에 몇 명 없는데도 웅성거림은 무슨 콘서트장 같았다.플래시 터지고, 커플은 포즈 잡고,사람 목소리가 파도 소리를 이겼다.커피를 시켰다. 가격은 여전했다.그 와중에 옆 테이블은 브이로그 찍고 있었고,나는 그냥 조용히 앉아서 창밖을 봤다.바다는 여전히 아름다웠다.하지만 나는 약간 피곤했다.“내가 지금 왜 여기서 고막을 희생하고 있는 거지?”근데 또 웃긴 게, 그렇게 투덜대면서도사진은 찍고 있었고, 커피도 마셨다.아무리 시끄러워도,바다는 결국 뭔가를 덮어준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