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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행 2

1인 여행자에게 제주도는 친절했지만 바람은 세다

혼자 제주도에 갔다.누가 권한 것도 아니고, 같이 가줄 사람도 없었다.그냥 어느 날, 비행기표 가격을 보고 “갈까?” 하고 결제해버린 여행이었다.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공기부터 달랐다.서울보다 공기가 깨끗하다는 게 진짜 이런 느낌인가 싶었다.버스 타고 이동하는 동안, 귤 과즙 같은 햇빛이 차창 밖에 쏟아졌다.근데… 진짜 바람이 장난 아니더라.혼자 여행하면서 바람이 이렇게 기분에 영향을 줄 줄 몰랐다.머리는 날리고, 목소리는 바람에 묻히고, 모자는 어디론가 갔다.산책하는데 나무가 흔들리는 게 아니라 내가 흔들리더라.하지만 혼자니까 느껴지는 것들도 있었다.성산 일출봉 근처 벤치에 앉아서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는데,그 적막함이 오히려 위로 같았다.누가 말도 안 걸고,아무도 나를 급하게 부르지 않고,그냥 나 혼자 ..

daily Story Pick 2025.04.10

전주 한옥마을은 예뻤지만, 난 비빔밥에 감동함

전주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느낀 건, 햇빛이 진심이었다는 거다.한옥마을은 분명히 아름다웠지만, 나한텐 약간의 체력과 많은 인내심이 필요했다.길도 예쁘고, 기와도 예쁜데… 사람들이 그걸 다 찍으려고 카메라 렌즈로 나를 밟고 지나가더라.그 순간 깨달았다.예쁜 건 예쁜 건데, 꼭 내 눈으로 봐야 하나?그래도 한옥 골목 어귀에 있는 작은 비빔밥집에 들어갔을 때,그 모든 피곤함이 살짝 사라졌다.기대도 안 했는데, 정말 맛있었다.비빔밥은 따뜻했고, 고명은 과하지 않았고, 고추장은 날 이해해줬다.먹는 순간 진심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.“이거 먹으려고 내가 왔구나.”한옥마을은 사진으로도 충분했다.하지만 비빔밥은 직접 씹어야 알 수 있는 맛이었다.사람이 많은 길을 피해, 골목으로 돌아나오다 작은 찻집에 들어갔다.에어..

daily Story Pick 2025.04.07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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