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혼자 제주도에 갔다.
누가 권한 것도 아니고, 같이 가줄 사람도 없었다.
그냥 어느 날, 비행기표 가격을 보고 “갈까?” 하고 결제해버린 여행이었다.
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공기부터 달랐다.
서울보다 공기가 깨끗하다는 게 진짜 이런 느낌인가 싶었다.
버스 타고 이동하는 동안, 귤 과즙 같은 햇빛이 차창 밖에 쏟아졌다.
근데… 진짜 바람이 장난 아니더라.

혼자 여행하면서 바람이 이렇게 기분에 영향을 줄 줄 몰랐다.
머리는 날리고, 목소리는 바람에 묻히고, 모자는 어디론가 갔다.
산책하는데 나무가 흔들리는 게 아니라 내가 흔들리더라.
하지만 혼자니까 느껴지는 것들도 있었다.
성산 일출봉 근처 벤치에 앉아서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는데,
그 적막함이 오히려 위로 같았다.
누가 말도 안 걸고,
아무도 나를 급하게 부르지 않고,
그냥 나 혼자 있는 걸 아무도 신경 안 쓰는 시간.
물론 바람 때문에 감성은 오래 못 갔다.
눈이 따가워서 다시 카페로 도망쳤다.
제주도는 친절했지만,
그 바람은 “너 혼자 왔으니까 감성 낭비하지 마” 하는 것 같았다.
총평
• 좋았던 점: 풍경, 공기, 귤. 혼자인 게 이상하지 않다는 분위기.
• 아쉬운 점: 바람은 인간을 이긴다. 감성도 날아감.
• 추천 대상: 자기랑 조용히 잘 지낼 수 있는 사람.
• 팁: 이어폰 필요 없음. 바람이 다 가려버림. 모자 조심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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