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거제도 여행, 카페보다 바다가 더 컸다

추천 스토리 2025. 4. 8. 10:4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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거제도에 도착했을 때, 가장 먼저 든 생각은
“내가 왜 진작 안 왔을까”였다.
서울에서 그렇게 피곤하게 살아왔는데,
이 바다 하나면 다 괜찮아질 것 같았다.
…는 착각이었고, 도착 10분 만에 너무 밝은 햇빛에 눈이 따가웠다.

숙소는 바닷가 근처 조용한 게스트하우스.
주차하면서 바로 바다가 보이는데, 그 순간만큼은 진짜 감탄이 나왔다.
“이건 그냥 스크린세이버 아니냐?”
현실 속에 이런 풍경이 있다는 게 어이없을 정도였다.


그리고 카페를 갔다.
거제도는 카페가 미쳤다.
뷰도 미쳤고, 가격도 약간 미쳤다.
에스프레소 하나 시켰는데 7,000원이었고,
거기에 조용히 “원두는 하우스로 드릴까요?”라고 묻는데
왠지 모르게 지는 기분이었다.
“아뇨… 그냥… 싼 걸로 주세요”라고는 못 하고, 고개만 끄덕였다.

카페는 아름다웠고, 사람들은 다들 사진 찍고 있었다.
나도 한 컷 찍어봤지만,
솔직히 말해, 내 눈이 더 고화질이었다.
그래서 그냥 핸드폰 내려놓고 바다만 봤다.

그렇게 멍하니 앉아 있다가,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.
“이렇게 예쁜 데서도, 회사 생각이 나네. 미쳤나.”
그건 진짜였다. 정신병인가 싶을 정도로 출근 걱정을 하고 있는 나 자신.
그래서 컵 들고, 깊게 한 모금.
쓴맛이 올라오고, 현실도 같이 올라왔다.

그래도 좋았다.
거제도는 뭔가 크게 말하지 않아도,
그냥 풍경으로 말하는 곳 같았다.
카페도 좋았고, 바다는 더 좋았다.
근데 솔직히 말해, 내 마음에 남은 건 커피 가격이었다.

총평
좋았던 점: 바다, 바다, 바다. 그림 같은 뷰. 뇌가 잠시 멈춤.
아쉬운 점: 카페가 너무 예뻐서 커피가 맛없어도 말 못 함.
추천 대상: 휴대폰 던져두고 멍 때리고 싶은 사람. 현실 도피형 여행자.
: 뷰카페는 커피보단 물 마시러 간다는 마인드로 접근하자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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