회사에서 월차 하나 써놓고, 아침부터 캐리어 끌고 터미널로 향했다.
속초. 뭔가 특별할 것 같진 않았지만, 일단 서울을 벗어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.
날씨는 맑았고, 기분은 ‘회사보다 낫다’ 수준이었다. 기대는 안 했고, 그냥 쉬고 싶었다.

도착하자마자 사람들이 줄 서 있는 순두부집에 들어갔다. 맛은?
두부는 부드러웠고, 가격은 세상 물가를 반영했다.
다 먹고 나서 바닷가로 갔다. 속초 해수욕장.
솔직히… 예쁘긴 한데 너무 사람 많았다. 커플, 가족, 인생샷 찍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그냥 ‘혼자 조용히 앉아 있는 사람 A’였다.
그래서 빠르게 판단: 이곳은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니다.
진짜 좋았던 건 속초 중앙시장이었다.
다들 닭강정 얘기하던데, 나는 건어물 골목이 좋더라.
말없이 건어물 구경하다가 마른 오징어를 집어 든 순간,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.

“이 오징어도 말랐는데, 나도 말랐다. 정신적으로.”
참 희한하게도, 그 건조한 공기 속에서 마음이 조금은 풀리는 기분이었다.
호떡 하나 사서 시장 골목 구석진 벤치에 앉았다.
기름 냄새, 사람들이 섞여 있는 목소리, 그리고 바닷바람.
고급 리조트는 없었지만, 내 기분은 5성급보다 편안했다.
자극적이지 않은 속초. 그냥 나처럼 조용히 있는 사람한테 잘 어울리는 곳.
숙소는 시장 근처 조용한 게스트하우스.
방에 들어가자마자 침대에 누웠다.
핸드폰 알림은 꺼뒀고, 회사 단톡방은 보지 않았다.
이틀쯤은 나 없이도 돌아갈 수 있겠지. 돌아갔으면 좋겠고.
총평
• 좋았던 점: 시장, 조용한 골목, 바닷바람
• 아쉬운 점: 해수욕장은 사람 너무 많음. 감성은 글에서만 존재함.
• 추천 대상: 사람 많은 데 질색하고, 소리보단 냄새를 기억하는 사람들
• 팁: 건어물은 진심으로 구경할 가치 있음. 그리고 호떡은 무조건 먹어야 함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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