울릉도는 항상 ‘한 번쯤 가보고 싶다’는 목록에만 존재했다.그리고 어느 날, 그 ‘한 번쯤’을 실행해버렸다.솔직히 말하자면, 그 선택은 멀미와 함께였다.포항에서 배를 타고 출발.날씨는 좋았다. 문제는 파도였다.출항 전 멀미약 하나 삼키면서“이제 괜찮겠지”라고 생각했지만, 그건 희망회로였다.배가 흔들릴 때마다 내 자아도 흔들렸다.선실 안은 조용했지만, 속은 소란스러웠다.멀미는 눈으로 오는 게 아니라 영혼으로 온다.하지만 울릉도에 도착했을 때,그 모든 고통이… 솔직히 조금은 보상받는 느낌이었다.섬은 섬다웠고, 바다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파랬다.서울에서 본 파랑과는 급이 다르다. 여긴 물감이 아니라 실물 필터.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 나니,아직 속은 좀 울렁였지만그 불안정한 느낌조차 여행의 일부처럼 느껴졌다...